제주도 요즘 뜨는 한식 맛집 (향토음식, 고등어조림, 갈치회)

 

제주도는 그 자체로 하나의 살아 있는 식재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랜 세월 자연과 함께하며 이어온 제주 사람들의 식문화는 ‘향토’라는 이름 아래 고스란히 보존되어 왔으며, 최근에는 이들 향토음식이 세련된 감각으로 재해석되어 국내외 여행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고등어조림과 갈치회는 그 신선도와 풍미 면에서 제주의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대표 음식이다.

2025년, 현지에서 ‘요즘 뜨는’ 한식 맛집들을 중심으로 제주식 미식 경험을 안내하고자 한다.

향토음식, 뿌리 깊은 제주의 맛

향토음식은 단순히 ‘오래된 음식’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제주 사람들이 자연과 싸우고 공존하며 지켜낸 생존의 지혜이자, 고유한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다.

제주 향토음식의 핵심은 지역에서 나는 식재료의 ‘있는 그대로의 맛’을 살리는 데 있다.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탐나는 밥상’은 그런 면에서 가장 이상적인 향토식당으로 평가받는다. 이곳에서는 빙떡, 몸국, 돔베고기 등을 코스로 제공하며, 각각의 음식에 얽힌 역사적 배경을 친절히 설명해 준다. ‘몸국’은 돼지뼈로 낸 육수에 모자반(몸)을 넣고 끓인 국물요리로, 제주에서는 잔칫상에 빠지지 않던 대표 향토 음식이다. 탐나는 밥상은 이 국물에 들깨가루를 살짝 더해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조리한다.

 

또한 ‘해촌향토밥상’은 제주도 동부에 위치한 작은 식당으로, 직접 재배한 채소와 해산물을 중심으로 만든 정식이 인기다. 향토음식의 핵심은 결국 ‘정성’인데, 이 집은 매 끼니마다 바뀌는 찬 구성이 그 철학을 보여준다.

투박하지만 정갈한 그 맛이야말로 제주가 건네는 진짜 환대다.

고등어조림, 짜지 않고 깊은 그 맛

제주에서 고등어는 생선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바다에 둘러싸인 섬의 삶에서 고등어는 가장 익숙하면서도 일상적인 반찬이었다.

그러나 이 흔한 생선이 제주에서는 특별한 요리로 재탄생한다. 그 대표가 바로 고등어조림이다.

 

최근 SNS를 중심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조림골목식당’은 제주시 구좌읍에 자리한 작은 한식당이다.

이 집의 고등어조림은 통째로 푸짐하게 썰어 넣은 무와 함께 푹 졸여내는 방식으로, 젓가락을 들기 전부터 진한 향이 식욕을 자극한다. 무엇보다 짜지 않고 자연스러운 감칠맛이 인상적이며, 국물은 밥에 비벼 먹기 딱 좋게 조리된다.

 

서귀포시 법환동의 ‘해초네고 등 어’도 최근 현지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 맛집이다.

이곳은 제주산 양념장을 고등어에 얹어 간이 안쪽까지 스며들도록 1차 숙성한 뒤, 2차 조림을 진행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감칠맛을 극대화시킨다. 고등어 특유의 비릿함을 거의 느낄 수 없으며, 부드럽고 고소한 육질이 특징이다.

함께 나오는 구수한 보리차와 된장국은 식사의 완성도를 높여준다.

갈치회, 바다 그대로의 신선함

갈치는 대부분 조림이나 구이로 익숙하지만, 제주에서는 ‘회’로 즐기는 것이 또 하나의 별미다.

갈치회는 그 특유의 부드러운 식감과 담백한 맛으로 인해 한 번 맛본 이들은 좀처럼 잊지 못한다. 단, 극도의 신선도가 요구되는 만큼, 제주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귀한 음식이다.

 

‘삼양항횟집’은 새벽마다 삼양항에서 들여오는 갈치를 그날그날 손질하여 회로 제공한다.

일반적인 생선회보다 살이 부드럽고, 살짝 은빛이 도는 껍질까지 살아 있어 시각적으로도 인상 깊다.

이 집은 갈치회를 마늘잎과 쌈무, 그리고 초간장보다 살짝 달큼한 집간장을 곁들여 내는데, 고소한 풍미를 한층 살린다.

 

또한 중문단지 인근의 ‘갈치맛나 횟집’은 관광객 사이에서 특히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이곳은 갈치회를 주문하면 생선의 중간부는 회로, 꼬리 쪽은 살짝 익힌 갈치초회 형태로 내놓는다.

생갈치의 신선함과 함께, 초고추장 대신 된장과 묵은지를 곁들이는 독특한 조합은 제주 향토문화와 현대인의 입맛을 절묘하게 결합시킨다.

 

제주의 향토음식은 단지 옛것이 아닌, 지금 이 순간에도 진화하고 있는 생생한 문화다.

고등어조림의 진한 감칠맛, 갈치회의 신선한 질감, 그리고 몸국과 같은 깊은 향토의 국물까지—제주 한식은 이제 더 이상 숨겨진 보물이 아니다.

2025년 현재, 이들 음식을 제대로 경험하고 싶다면 ‘요즘 뜨는’ 현지 맛집을 중심으로 여정을 계획해 보자.

여행의 기억은 맛에서 시작되어, 다시 그 맛으로 돌아가게 된다.